2019년 런던, 맥심은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가문의 막대한 부와 백작 작위, 그리고 막중한 책임을 물려받는다. 형수이자 학창 시절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캐럴라인을 위로하다가 그만 잠자리를 한 그는 자신의 나약함과 무절제함이 저주스럽다.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놀이와 같은 삶을 살아온 그를 괴롭히는 건 정작 파탄난 자유도, 형수와의 부적절한 관계도 아닌 그저 몇 마디 나눈 것만으로도 그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청소부 알레시아다. 그녀와의 첫 만남에서 규정할 수 없는 열정과 갈망에 휩싸인 맥심. 수수께끼로 가득한 알레시아는 그러나 이민국 직원이라 주장하는 낯선 남자들의 방문 이후 사라져버린다. 《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》에서 어두운 비밀을 간직한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 그레이였다면 《미스터》에서는 알레시아라는 여성이 그 역할을 맡았다. 동유럽 국가 알바니아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한 그녀는 남루한 옷차림에 독특한 영어 억양을 지녔다. 템스 강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맥심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알레시아는 어느 날 그가 작곡한 곡을 피아노로 연주한다. 너무나 완벽하게, 너무나 아름답게. 일회성 관계밖에 몰랐던 맥심은 왜 알레시아에게 끌리는지 처음에는 알지 못한다. 그는 그녀로 인해 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, 불법 체류자의 어려움이나 보수적인 사회에서 억압받는 여성, 부의 편향으로 인한 불평등 등 영국은 물론 유럽을 들끓게 하는 문제들과 그리고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알레시아를 알아가게 된다. 《미스터》는 이제 막 백작이 된 남자와 비밀투성이인 여자의 사랑 이야기다. 완전히 다른 환경, 다른 문화권에서 평생을 살아온 두 남녀가 만나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고 이해하며 상대를 위해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이야기는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로맨스 소설의 공식이며 모든 이가 바라는 사랑의 본모습이다. 《미스터》는 사랑을 믿는 이들에게 바치는 작가의 헌사이자 달콤한 휴식이 될 것이다.